양자우월성 달성하고 블랙홀 찍고…BBC가 뽑은 올해 대단한 스토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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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가 뽑은 올해 과학과 환경 분야의 8가지 뉴스
구글이 지난해 개발한 72개 큐비트로 구성된 양자컴퓨터 칩 브리스틀콘의 모습이다. 구글은 최근 53개 큐비트로 이뤄진 양자컴퓨터 시커모어를 개발해 기존 방식의 최고 컴퓨터보다 월등한 성능을 구현했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구글 제공
지난 10월 존 마르티니스 미국 샌타바버라 캘리포니아대 교수와 구글 인공지능(AI)퀀텀 연구팀은 기존 최강 슈퍼컴퓨터로 푸는 데 1만년 걸리는 과제를 200초만에 푸는 새로운 양자컴퓨터 칩 ‘시커모어’를 개발하고 성능을 시험하는 데 성공했다고 국제학술지 ‘네이처’ 에 공개했다.

과학계는 동요했다. 양자컴퓨터가 현존하는 가장 강력한 슈퍼컴퓨터를 압도해 ‘양자우월성’을 달성했다는 첫 연구 결과이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현재 시커모어를 양자화학과 머신러닝 양자물리 분야에서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영국 BBC는 26일(현지시간) 시커모어를 비롯해 올 한 해를 뒤흔든 과학과 환경 분야의 대단한 이야깃거리(big stories) 8가지를 선정해 발표했다.

지난 4월 세계 전문가 300여 명으로 이뤄진 국제공동연구팀은 전 세계 6개 대륙 8개의 대형 전파망원경을 연결한 '이벤트 호라이즌 망원경'을 이용해 지구로부터 5500만 광년 떨어진 은하 메시에87(M87) 중심에 있는 초대질량블랙홀을 관측해 빛이 반지 모양으로 휘감긴 듯한 블랙홀의 그림자를 촬영했다. ETH, 네이처 제공
먼저 과학 분야 뉴스에는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성공한 ‘블랙홀’ 촬영이 선정됐다.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와 ‘네이처’, 가디언에 이어 BBC가 선정하는 목록에도 역시나 포함됐다. 올해 4월 한국 과학자 8명을 포함해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전 세계 연구자 200여명으로 구성된 ‘사건지평선망원경(EHT)’ 연구팀은 지구에서 빛의 속도로 처녀자리 은하단의 한가운데에 있는 M87 초대질량 블랙홀의 모습을 공개했다.

이 관측에는 아타카마 패스파인더(APEX) 등 전 남극, 안데스산맥 등 전 세계 8곳에 있는 전파망원경 8개를 총 동원한 가상 망원경 ‘사건의 지평선 망원경(EHT)’이 동원됐다. 프랑스 파리에서 지구 반대편의 미국 뉴욕의 신문 글자를 읽을 정도로 정밀하다. 블랙홀 관측은 천재 물리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1915년 일반상대성이론에서 그 존재를 제시한 이후 한 세기만에 이를 증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해왕성 너머 태양계 외곽 카이퍼벨트의 소천체인 울티마 툴레(2014 MU69)의 새로운 고화질 영상이 24일(현지 시간) 공개됐다. 최근접지점에 접근하기 7분 전 6700㎞ 떨어진 지점에서 촬영한 모습이다. - 미국항공우주국 제공
태양계를 스쳐지나간 우주 방랑자 소행성 ‘울티마 툴레’에 대한 연구도 ‘빅 뉴스’로 선정됐다. 울티마 툴레는 지구에서 약 65억km 떨어진 태양계 최외곽에서 태양을 돌고 있다. 과학자들은 이 소행성이 45억년 전 태양계 탄생 초기의 모습을 담고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월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무인 탐사선 ‘뉴 허라이즌스'호는 약 3500km까지 스쳐 지나가며 울티마 툴레를 촬영하는데 성공했다. 그 결과 울티마 툴레는 납작한 공 모양 천체 두 개가 서로 붙은 눈사람 모양의 소행성으로 확인됐다. 지름이 14km와 19km인 천체 두 개가 각각의 중력에 이끌려 빙글빙글 돌다 지금의 형태에 이른 것으로 추정된다.

지구로부터 약 1억5000만㎞ 떨어진 소행성 ‘베누’를 탐사한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탐사선 ‘오시리스-렉스’와 지난해 지구 곁을 스쳐간 축구장 크기의 소행성, 히로시마 원폭 에너지의 10배 에너지를 내뿜으며 러시아 상공에서 타버린 운석도 빅 스토리로 선정됐다.

스웨덴 청소년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는 기후변화 대처에 목소리를 높이는 대표적 운동가다. 위키미디어 제공
환경 분야에서는 단연 기후변화 문제가 선정됐다. BBC는 “스웨덴 청소년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를 비롯해 기후변화 대처에 목소리를 높이는 대중이 늘었다”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올해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도 열렸다. 국가간 이해관계가 첨예해 아쉽게도 소득없이 마무리됐지만 200여개국의 지도자들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머리를 맞대는 자리를 가졌다. BBC는 ‘세계는 과연 각성했나'는 지적과 함께 "이번 총회가 소득 없이 끝난 것에 아쉽다”고 평가했다.

그린란드를 덮은 얼음이 1990년대에 비해 10년 사이 7배 더 빠른 속도로 녹고 있다는 연구 결과도 올해에 주목할 이야기로 선정됐다. 전세계 50개 기관 소속 극지 연구자 96명으로 구성된 공동연구팀 'IMBIE'는 1992년부터 작년까지 그린란드에서 3조8000억t의 얼음이 소실됐다고 밝혔다. 이는 해수면을 10.6㎜ 높일 수 있는 양이다.

지구온난화로 위협받고 있는 바다와 육지에 관한 소식과 지구온난화를 가중시키는 육불화황(SF6) 문제가 빅 뉴스로 선정됐다.

[고재원 기자 jawon121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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