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들 “한국 대통령실, 비판적 미디어 전용기 탑승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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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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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전용기 탑승 거부, 외신 보도 잇따라
AP통신은 과거 정부 언론 탄압 사례도 전해
윤석열 대통령의 동남아 순방 출국을 앞둔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한국기자협회, 전국언론노조, 방송기자연합회 등 언론 단체들이 MBC 취재진에 대한 대통령실의 전용기 탑승 불허와 관련해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동남아시아 순방을 앞두고 대통령실이 과거 보도를 문제 삼아 MBC의 전용기 탑승을 거부하자, 일본 언론을 비롯한 외신은 “대통령실이 비판적 언론의 전용기 탑승을 막아 (언론으로부터) 반발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민영방송 닛폰텔레비전 계열 닛테레뉴스와 TV아사히 계열의 ANN은 10일 정오쯤 관련 소식을 빠르게 전했다.

닛테레뉴스는 한국 대통령실이 11일부터 시작되는 윤 대통령의 동남아 순방 때 MBC 기자의 전용기 탑승을 거부했으며, '외교 관련 왜곡, 편향 보도 반복' 등의 이유를 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MBC는 윤 대통령이 9월 유엔총회 때 뉴욕을 방문했을 당시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 주면 바이든은 체면을 구길 것’이라고 발언한 영상을 보도하는 등, 윤 정권에 엄격한 보도를 해 왔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아침 기자단의 질문에 “(전용기는) 국민의 세금을 사용하고 동남아 순방은 중요한 국익이 걸려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으며, MBC는 “특정 미디어의 전용기 탑승 거부는 군사독재 시대 때도 없었던 전대미문의 보복”이라고 비판했다는 사실도 상세히 전했다.

ANN도 “윤석열 대통령의 폭언 의혹을 보도한 방송국이 해외 순방 취재에서 대통령 전용기의 탑승을 거부당해 논란”이라며 비슷한 내용으로 보도했다.

AP 언론단체 성명 상세 보도... 과거 정부 언론 탄압 사례도 전해



AP통신은 이날 오후 4시쯤 관련 내용을 상세히 전하면서 지난 9월 MBC의 보도 후 윤 대통령이 “사실과 다른 보도로 한미동맹을 훼손했다”고 MBC를 비판했다고 전했다. 이어 “대통령이라는 공적 인물의 공적 책무 이행에 대한 언론의 취재와 감시는 민주주의의 기본”이라는 언론노조와 기자협회 등 관련 단체의 성명 내용까지 구체적으로 보도했다.

AP는 아울러 “윤 대통령의 전임자도 언론의 자유를 억압했다는 비판을 받았다”며 “문재인 정부 때인 2019년 더불어민주당이 블룸버그의 특정 기자를 지목해 해당 기자의 안전까지 위협함으로써 국제적 비판에 직면한 적 있다”고 지적했다. 당시 민주당은 “문 대통령이 유엔총회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수석대변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기사를 쓴 기자의 실명을 언급하며 “미국 국적 통신사의 외피를 쓰고 국가원수를 모욕한 매국”이라고 강하게 비난한 적 있다.

이에 앞서 박근혜 정부 때는 검찰이 세월호 침몰 당시 대통령의 행방에 대한 루머를 언급해 명예를 훼손했다며 일본 언론인을 기소했고, 이명박 전 대통령은 반정부 블로거를 체포했을 뿐 아니라 종합편성채널 사업권을 놓고 주요 언론을 경쟁시키고 방송을 그의 대변자로 만들었다는 비난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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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국제부 기자입니다. 3년 간의 도쿄특파원 생활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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