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2단계, 생활지도가 달라졌다

업데이트 2010-11-23 00:46
입력 2010-11-23 00:00
KTX 2단계 구간 개통으로 전국의 생활지도가 바뀌고 있다. KTX는 2004년 4월 첫 개통 이후 전국을 반나절 생활권으로 연결한 데 이어 지난 1일 울산, 신경주, 김천, 오송역이 개통되면서 지역 주민들의 생활상에도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KTX 2단계 개통에 따라 수도권과 지방, 지역과 지역 간의 이동이 활발해지고 있다. 부산·울산·경주 등 남부권에서 서울까지 2시간 10분대로 단축되면서 수도권의 쇼핑, 의료, 교육, 문화에 대한 지방 수요가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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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인프라를 바탕으로 지방 수요를 빠르게 흡수하면서 ‘빨대 효과’를 거두고 있다. 서울역에 있는 롯데마트와 갤러리아백화점은 전국 각지를 연결하는 ‘전국구 쇼핑몰’로 떴다.

김모(54·여·울산)씨는 “울산에서 오전에 출발해 서울에서 쇼핑과 점심을 즐기고 저녁 시간 전에 돌아오는 사람들이 차츰 늘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에는 2단계 개통 이후 ‘KTX로 떠나는 서울구경’ 관광상품까지 등장했다.

의료서비스 부문에서도 ‘수도권 쏠림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지방의 고객이 사전에 예약하면 하루 내에 종합검진과 간단한 수술을 받은 뒤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부산 백병원이 지난 3월 해운대에 1004개 병상 규모의 ‘해운대 백병원’을 개원한 데 이어 울산대병원이 2012년 1200개 병상 규모의 병동을 증축하는 것도 수도권 쏠림현상을 막기 위한 자구책이다.

지방의 고3 수험생들도 KTX를 이용해 서울 강남지역에서 논술 특강을 듣거나 고액 과외를 받고 있다. 서울 유명학원들의 지방 분원과 특강 개설도 KTX 흐름에 편승해 본격화되고 있다.

최모(18·경북 경주시)군은 “수능시험 이후 서울 유명학원에서 논술수업을 받기 위해 KTX를 이용하는 친구들도 있다.”고 말했다. 학원 관계자는 “현재는 서울 유명 학원으로 떠나는 학생들이 일부에 불과하지만, 앞으로 지방에 분원을 설치할 경우 수시로 유명 강사를 보내 지역 학원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충북 오송역은 당초 예상보다 승객이 줄어 울상을 짓고 있지만, 오는 2014년 오송~광주를 연결하는 호남고속철도 1단계 구간만 개통되면 국내 유일의 경부선과 호남선 분기역으로 발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KTX는 주 5일 근무제로 촉발된 휴가, 레저, 관광, 문화에도 새로운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당일 관광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부산, 울산, 경주 등 지방 골프장은 수도권 골프인구를 흡수하기 위해 1박 2일 상품 등을 내놓고 있다.

울산역 이용객은 지난 1일 개통 이후 평일 하루 평균 5000~6000명(주말·휴일 1만~1만 2000명)에 이르고 있다. 울산시는 최근 지역을 찾는 관광객들도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 ‘울산시티투어 코스’와 KTX를 연결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경주를 찾는 관광객도 지난 8월 양동마을의 세계문화유산 등재와 KTX 개통으로 급속히 증가했다. 양동마을에는 올 한해 동안 31만명의 관광객이 찾았다. 경주시는 신경주역사 개통에 맞춰 다양한 관광상품을 마련 중이다. 현재 한국철도공사 부산, 대구, 서울역과 업무 협약을 맺고, ‘레일(Rail)로 가는 경주 웰빙 녹색체험’과 ‘과거 보러 떠나는 기차여행’ 등의 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이와 함께 부산~울산~경주~대구~김천~대전으로 이어지는 지역 간의 경제·문화 교류도 활성화되고 있다.

전국종합·박정훈기자 jhp@seoul.co.kr
2010-11-23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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