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수도 도쿄에 사는 50세 남성 3명 중 1명, 여성은 4명중 1명은 결혼한 적이 없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평생 결혼하지 않는 '생애 미혼율'도 꾸준히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교도통신은 일본 후생노동성 국립사회보장·인구문제연구소 발표 자료 분석을 통해 2020년 기준 도쿄도의 '50세 미혼율(생애미혼율)'이 남성 32.15％, 여성 23.79％라고 보도했다. 50세 미혼율이란 50세까지 한 번도 결혼하지 않은 사람의 비율을 말한다.
도쿄도는 일본 광역지방자치단체 중에서 남성과 여성 모두 50세 미혼율이 가장 높은 지역으로 꼽혔다. 남성의 경우, 도쿄도 다음으로는 사이타마현(30.24％), 가나가와현(30.07％)의 50세 미혼율이 높게 나타났다. 사이타마현과 가나가와현은 도쿄도와 인접한 수도권이다. 여성의 50세 미혼율 2위 지역은 고치현(21.13％), 3위는 오사카부(20.60％)였다. 고치현은 돗토리현, 시마네현에 이어 일본에서 세 번째로 인구가 적은 현으로, 시코쿠 지방에서는 인구가 가장 적다.
50세 미혼율이 가장 낮은 광역지자체는 시가현(남성, 23.03％)이고, 후쿠이현(여성, 12.12％)이었다. 일본 전체의 50세 미혼율은 남성 28.25％, 여성 17.81％로 나타나 남성의 미혼율이 여성보다 10% 이상 높았다.
교도통신은 이번 조사 결과를 두고 "2020년부터 조사 방법이 다소 달라져 정확한 비교는 어렵지만, 5년 전보다 미혼율이 상승했다"고 전했다. 일본의 생애미혼율은 그동안 꾸준히 증가해 왔다. 1970년에는 남성 1.7％, 여성 3.3％에 불과했던 생애미혼율은 2015년에는 남성 23.37％, 여성 14.06％로 훌쩍 올라갔다. 과거에는 50세 미혼율을 생애미혼율과 동일시했다. 하지만 최근 50세가 넘어 결혼하는 이들이 늘어나며 50세 미혼율을 조사해 사용하고 있다.
미혼율 상승의 이유에 대해 교도통신은 "결혼에 대한 가치관이 다양해지고 비정규직 확대 등으로 불안감이 커지면서 미혼자가 늘어나는 것으로 보인다"는 해석을 내놓았다. 이어 "최근 여성의 미혼율이 빠른 속도로 높아져 저조한 출산율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본에서는 결혼뿐 아니라 연애 경험도 없는 남녀도 늘고 있다. 올해 일본 내각부가 발간한 '남녀공동참획백서'에 따르면 일본 20대 남성 10명 가운데 4명(39.8%)은 연애 경험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30대 남성도 34.1%가 연애 경험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의 경우, 20대 25.1%, 30대의 21.5%가 연애 경험이 없다고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