홋카이도교육대 교수를 지낸 역사학자인 저자가 일본의 음식문화사를 정리했다. 스시와 덴푸라, 카레라이스 등 우리에게도 익숙한 여러 일본 음식의 역사를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쌀쌀한 날이면 찾게 되는 우동은 일본과 당나라의 교류 과정에서 출현했다. 일본은 630∼894년 190여 차례에 걸쳐 외교 사절인 견당사를 파견했다. 우동은 원래 견당사가 들여온 ‘훈둔(混沌·혼돈)’이라는 중국식 만둣국이었다고 한다. 밀가루 경단에 콩이나 팥소를 넣어 끓인 것으로 끓어오르는 경단이 빙글빙글 돌며 정신이 없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음식이므로 삼수변(氵)이 먹을식(飠) 변으로 바뀌면서 ‘곤통(餛飩·혼돈)’이라고 부르다가, 뜨겁게 먹는다는 뜻으로 ‘온통(溫飩·온돈)’이 됐고, 다시 지금의 ‘우동(饂飩·온돈)’으로 변했다.
료칸 투숙의 또 다른 즐거움인 가이세키 요리는 선승에 의해 차와 함께 일본에 전해진 것으로 원래는 국 하나와 반찬 2, 3개로 구성된 소박한 요리였다. 그러다 오다 노부나가와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정권을 잡았던 아즈치 모모야마 시대(1568∼1603)에 이르러 풍성한 식재료를 아낌없이 차린 다이묘의 요리로 바뀌었다. 일본 여행 전 읽으면 식사 때 화제가 풍성해질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