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록스, 인수제안 거부 HP 지분매입…이사후보 11명 추천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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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01.23. 오전 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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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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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보도…"적대적 인수 밀어붙이려는 공격적 행보"

HP 로고.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프린터·PC 업체 HP에 대한 적대적 인수를 추진 중인 복사기·프린터 제조사 제록스가 무려 11명의 이사를 HP 이사회에 추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제록스가 최근 HP 주식을 일부 매입해 이사 추천 권한을 확보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제록스는 올여름 HP 정기 주주총회 때 치러질 이사 선거에 출마할 후보를 추천할 계획이다. 이사 후보 추천 마감일은 이달 24일이다.

WSJ은 "상대가 원하지 않는 330억달러(약 38조4천억원)짜리 인수를 밀어붙이려는 공격적 행보"라고 지적했다.

신문은 제록스가 이사 후보를 추천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제록스가 추천한 이사 후보들을 두고 실제 투표가 벌어진다면 이는 인수 제안에 대한 찬반 투표가 될 수 있다고 WSJ은 밝혔다.

제록스가 추천한 이사 후보들이 이사로 선출되면 HP 이사회 내에 인수에 호의적인 이사들이 더 늘어나기 때문이다.

제록스는 작년 11월 시가총액이 3배 정도 더 큰 HP를 주당 22달러, 총 330억달러에 인수하겠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HP는 자사 가치를 과소평가했다며 이를 거부했고, 이어진 제록스의 재고 요청마저 거절했다. 제록스는 이후 적대적 인수를 선언했다.

제록스는 또 인수 자금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자 이달 초 HP 이사회에 시티그룹과 미즈호 파이낸셜그룹, 뱅크오브아메리카로부터 최대 240억달러(약 28조원)를 대출받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제록스는 이번 조치가 HP가 협상에 나서도록 하는 압박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그러나 여의치 않을 경우 제록스가 HP 주주들을 상대로 주식 공개 매입에 나설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제록스의 시총은 약 80억달러이며, 인수 제안 뒤 주가가 상승한 HP의 시총은 약 320억달러다.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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