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돌린 중국시장 “한국산은 추억의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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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벌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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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對中 흑자’ 끝나나] [上] 수출 주력품목 점유율 급락
삼성전자가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맞아 중국 베이징에서 운영한 브랜드 체험관./조선일보 DB

세계 2위 TV 제조사인 LG전자의 지난해 중국 TV 시장 점유율은 0.1%였다. 2009년만 해도 최대점유율(5.6%)을 달성하며 시장 확대를 노렸지만, 최근 10여년 새 점유율이 급락하며 존재감이 사라진 것이다. 지난해 중국 판매량은 3만대 수준. 전자 업계 관계자는 “중국 전체 인구를 감안하면 사실상 중국 내 교포들만 샀다는 얘기”라고 했다. 세계 1위 TV 업체인 삼성전자 역시 작년 중국 TV 시장 점유율은 4.1%로 9위에 그쳤다.

한국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의 무역 수지에 빨간불이 켜졌다. 중국 정부가 지급하는 막대한 보조금을 기반으로 중국 업체들의 기술력이 비약적으로 성장하며 한국 업체들을 시장에서 밀어낸 것이다.


그 결과는 숫자로도 뚜렷이 드러나고 있다. 1993년 이후 작년까지 한 해도 거르지 않고 흑자였던 대중(對中) 무역 수지는 지난 5월 10억9900만달러, 지난 6월엔 12억14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월간 기준 대중 무역이 적자를 본 것은 1994년 8월 이후 처음이다. 두 달 연속 적자는 1992년 10월 이후 약 30년 만에 처음이다. 7월 들어 대중 무역 적자 규모는 20일 현재 15억3900만달러로, 5월과 6월의 적자 규모를 이미 넘어섰다. 한국은 그간 일본에서 적자를 보는 대신 중국에서 흑자를 내는 구조로 지난 30년간 무역 수지 흑자를 누려왔지만 경고등이 켜진 것이다.

뼈아픈 것은 한국의 대중 수출을 이끌었던 중간재에서 거꾸로 중국이 한국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높여가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기술 함량이 높은 부품 수입에서 중국의 비율은 1996년 2.9%에서 작년 39.7%로 급증했다.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대중 교역에 의존하는 현 상황에서 벗어나, 한국의 시장과 원자재 공급처를 다변화하는 ‘차이나 플러스 원’ 전략을 적극 추구해야 할 때”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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