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오니 반바지 입고 출근하라네요”…K직장인 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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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2.09.05. 오후 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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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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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태풍 상륙 예보 속 재택근무 여부 엇갈려
“오히려 1시간 일찍 나오라고…” 푸념도
고용노동부, 자율적 재택 근무 등 권고
5일 오후 제주도 서귀포항에서 한 시민이 우산을 쓰고 걸어가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연합뉴스.

“태풍 대책으로 6일 반바지 출근을 허용한다고 하네요. 사장님 감사합니다.”

“평소처럼 8시에 정상 출근하라는데 수영복 입고 헬멧 쓰고 가려고 합니다.”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출근 시간대인 6일 오전 7시쯤 경남 남해안에 상륙할 것으로 예보되면서 직장인들 희비도 엇갈리고 있다.

재택근무 혹은 오후 출근이 허용된 직장인들은 안도하고 있지만 정상 출근이 예고된 직장인들은 출근길 걱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5일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 등에는 6일 직장에서 정상 출근하는지 혹은 재택근무를 하는지 묻는 직장인들의 글이 다수 올라왔다.

태풍의 직접 영향권으로 분류되는 부산, 울산, 경남 지역 직장인들의 글 중에서는 6일 재택 근무 지시 등을 받았다는 글을 다수 찾아볼 수 있었다.

5일 오후부터 재택근무로 전환됐다거나, 6일 오후 출근으로 변경됐다는 등 근무 시간이 변경됐다는 글들이 올라왔다.

특히 네이버 등 주요 IT기업은 6일 전사 재택근무를 권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네이버 직원은 “오랜만에 출근했는데 태풍왔다고 집에 가라고 한다”고 했다. 삼성전자도 자율출퇴근 등을 권고하는 문자를 임직원들에게 발송했다.

현대중공업은 6일 하루 출근 시각을 늦추기로 하는 등 울산 지역에 위치한 주요 기업체들도 근무 시간 조정 혹은 휴무에 들어가고 있다.

5일 오후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 거센 파도가 몰아치고 있다. 연합뉴스

주요 기업들이 재택근무를 실시한다는 소식에 온라인 공간에서는 부럽다는 반응이 잇따르기도 했다.

반면 직장에서 정상 출근이 예고됐다면서 출근길을 우려하는 직장인들도 많았다. 한 누리꾼은 “오히려 태풍이 예고됐으니 출근에 차질이 없도록 1시간 일찍 나오라는 공지가 내려왔다”고 했다.

울산 지역에서 근무한다는 누리꾼은 “태풍 얘기를 했다가 출근하기 싫냐고 욕먹었다”고 했다. 직장에서 재택근무 여부를 물었더니 ‘내일 무슨 날이냐’는 답이 돌아왔다는 푸념도 있었다.

회사에서 태풍 대책으로 반바지 출근이 허용됐다는 글에 누리꾼들은 “이게 혁신”이라며 웃픈(웃기지만 슬픈)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재택 지시가 내려오지 않으면 연차를 사용하겠다는 직장인도 있었다.

힌남노는 6일 오전 1시쯤 제주도를 가장 가깝게 지나간 후 오전 7시쯤 경남해안에 도달할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오전 9시쯤에는 부산 북북동쪽 80㎞ 지점을 지나갈 전망이다.

기상청은 경남해안을 중심으로 폭풍해일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한 상태다.

지난 1990년 기록적인 폭우로 도로가 침수된 상황에서 출근을 하고 있는 직장인들을 조명한 KBS뉴스. KLAB 유튜브 채널 캡처

고용노동부는 태풍 피해 예방을 위해 사업장에 자율적으로 재택, 유연근무, 출퇴근 시간 조정을 권고했다.

하지만 재택 근무 등이 기업 자율로 이뤄지는 만큼 직장인들 간에 태풍으로 인한 ‘출근길 양극화’가 재현될 것으로 보인다.

블라인드에서는 ‘서울 직장인들의 6일 출근 혹은 재택 여부’를 묻는 질문에 5일 오후 4시 기준 59명 중 38명(64.4%)이 ‘사무실로 출근한다’, 21명(35.6%)이 ‘재택근무를 한다’고 응답했다.

앞서 지난달 8~9일 수도권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을 때도 직장인들은 ‘출근길 양극화’를 경험한 바 있다.

오후 출근 혹은 재택 근무가 허용된 직장인들은 상대적으로 여유롭게 출근하거나 집에서 업무를 볼 수 있었지만 재택이 어려운 직장인들은 오전 출근에 평소보다 2~3배 시간을 더 들여야 했다.

누리꾼들은 과거 1990년 9월 기록적 폭우로 도로가 침수된 상황에서도 출근을 했던 직장인들을 다룬 뉴스 영상을 공유하면서 “K직장인은 극한직업”이란 반응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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