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신당 영입 제의 거부한 김부겸·김영춘 전 의원 “민주·신당 둘로 갈리면 선거 해볼 도리가 없다”

구혜영 기자

무소속 안철수 의원으로부터 영입 제의를 받고 있는 민주당 김부겸(56)·김영춘(53) 전 의원은 ‘신당 합류 불가’를 분명히 했다. 영남에 뿌리를 내린 상황에서 일시적 유불리만 따져 당을 옮기는 것은 정치 도의에 맞지 않다는 이유였다. 두 사람은 정장선(민주당), 홍정욱(새누리당), 정태근·김성식(새누리당 탈당) 전 의원과 함께 중도개혁 성향의 여야 전직 국회의원 모임인 ‘6인회’ 소속이다. 안 의원은 6인회 멤버들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들은 안 의원 세력화의 성패를 결정짓는 가늠자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까지 김성식 전 의원을 제외한 나머지는 안 의원 ‘러브 콜’에 선을 긋고 있다. 두 사람은 “야권이 분열해선 선거는 해보나 마나”라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김부겸 전 의원

김부겸 전 의원

■ 김부겸 전 의원
“국민이 야 분열 안 놔둬… 뺀질한 민주 쇄신하고
안, 대중 앞 똑바로 서서 당면 과제 해법 제시를”

- 안철수 의원 신당에 합류하나.

“안 의원이 내걸었던 색깔을 봤을 때 민주당에서 정치를 해온 나와는 맞지 않다. 잘하라고 박수는 치겠지만 신당에 입당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야권에 힘을 보태주는 역할을 하겠다. 합류가 능사는 아니다.”

- 혹시 한나라당에서 탈당한 과거 전력이 부담스러운 건가.

“지역주의와 민주당의 퇴행적 정치행태를 딛고 영남지역을 돌파해야 한다. 득표 환경이 나아진다고 해서 당적을 바꾸면 유권자들에게 진정성을 주지 못한다. 정치가 희화화하는 모습만 보여준다.”

- ‘안철수 신당’은 잘하고 있나.

“민주당도 제대로 못하고 있는데, 새 살림 차린 남의 당에 배 놔라 감 놔라 하는 것은 옳지 않다.”

- 민주당은 무엇이 문제인가.

“안 의원 측과 연대하려면 민주당이 기득권을 깨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러나 아직 부족하다. 기득권을 포기하는 모습이 없고 무엇보다 가난한 사람들의 문제를 푸는 절박함이 없다. 뺀질거린다는 느낌이라고 할까.”

- 신당의 정체성이 모호한데 연대가 가능하겠나.

“신당이 야당인 건 분명하다. 권위주의적인 통치방식과 양당 구조를 깨는 거라면 야권 확장으로 봐야지 경쟁 관계라 보면 안된다.”

- 신당에선 17개 광역단체장 모두 후보를 내겠다고 했다.

“야권 후보들을 전부 자살특공대로 만들 일 있느냐. 민주당과 신당으로 갈리면 선거는 해보나 마나 그냥 지겠다는 것이다.”

- 민주당과 신당의 관계 설정은.

“민주당은 쇄신하고, 안 의원도 똑바로 대중 앞에 서서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 비정규직, 가난 대물림 같은 우리 사회가 당면한 도전적 과제에 답을 내놔야 한다. 야권이 분열해선 선거를 해볼 도리가 없다. 그런 상황(분열)이 오면 국민들은 (연대를) 정치권 내부 문제로 내버려 두지 않을 거다. 이대로라면 정부·여당이 국민을 만족시킬 만한 내용이 없다. 반드시 임계점이 올 것이고, 그럴 때 극적인 변화가 온다. 야권은 큰 그림을 그릴 수밖에 없다.”

- 6월 지방선거에 민주당 소속으로 대구시장에 출마할 건가.

“시장을 못해 환장한 사람처럼 덤벼들 수는 없다. 민주당 쇄신의 결과물로 시장에 출마한다면 몰라도 지금은 아니다.”

김영춘 전 의원

김영춘 전 의원

■ 김영춘 전 의원
“제3 정당·새 정치의 파괴적 돌풍 없어
야권 선거 연합으로 정책·단일화 필요”

- 최근까지 신당 합류 제의를 받은 걸로 알고 있다.

“그렇다. 새 정치라는 대의에 부합되고 민주당으로는 부산에서 너무 힘들지 않으냐며 신당에서 선거를 치르자는 말을 많이 들었다. 민주당에 쇄신 에너지가 있느냐고도 하더라.”

- 뭐라고 대답했나.

“또 탈당하는 것은 정치 도의에 어긋난다. 서울의 지역구를 버리고 부산에서 정치를 재개할 때는 유불리를 따지지 않겠다는 거다. 신당에 참여하는 건 도의에 맞지 않고 내키지 않는다고 했다.”

- 안 의원 측은 2월 중순쯤 신당을 창당하겠다고 한다.

“백면서생들만 갖고서야 현실에 뿌리박기 힘들다. 최근 합류한 윤여준 전 장관이나 김성식 전 의원은 현실 정치를 아는 사람들이지만 앞으로 지켜볼 필요가 있다.”

- 안철수 의원은 어떤 사람인가.

“정치 신인이고 경제인 출신이라 기대받는 측면이 있다. 그러나 한 분야의 전문성이나 참신성만으로는 난제를 해결할 수 없다. 지금까지 제3 정당, 혹은 새 정치는 찻잔 속의 태풍으로 끝난 적이 많았다. 안 의원의 신당만큼은 야권 전체를 긍정적으로 재편하고 쇄신할 수 있는 쪽으로 귀결됐으면 한다.”

- 민주당은 어떻게 바꿔야 하나.

“민생 문제는 꾸준히 짊어지고 나가야 하지만 당장 해야 할 건 대북 문제다. 햇볕정책을 지지한다 해서 북한 체제의 이상한 모습까지 지지해야 하나. 3대 세습을 해도, 피의 숙청이 있어도, 북한 주민들의 인권이 위협받는 거 보면서도 당 차원의 입장이 없는 걸 보면서 중간지대층이 불신하고 있다. 북한의 3대 세습과 주민 인권유린에 대해 선언적 입장을 가지는 게 혁신의 최우선 과제다.”

- 민주당과 신당의 바람직한 관계는 어떤 것인가.

“민주당도 쇄신하고 안 의원도 명확한 정책을 만들어간 뒤에 연합을 말해야 한다. 새 정치 열망이 조직화되고 성과가 있을 때 민주당 쇄신도 촉진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 하나가 됐으면 좋겠다.”

- 부산에서 신당 바람은 어떤가.

“그리 파괴적인 돌풍은 없다. 야권이 선거 연합해서 제대로 된 단일화를 해야 한다. 3월 이후에 정책 공조나 단일화, 선거연합을 논의하는 게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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