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날 내리는 '비' 2030 투표율 높일까

김형섭 2012. 4. 8.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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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대 날씨 좋으면 나들이 간다" 속설선거 관심도 높으면 날씨 변수 의미 없어

【서울=뉴시스】김형섭 기자 = 4.11 총선 당일 오전에 전국적으로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돼 궂은 날씨가 선거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8일 기상청은 선거일 전날인 10일 전국이 차차 흐려져 낮부터 비가 시작돼 선거 당일인 11일 오전부터 점차 갤 것으로 전망했다.

투표일에 날씨가 화창하면 20~30대 젊은층들의 투표율이 떨어진다는 속설이 있다. 50~60대 이상 장노년층은 날씨에 큰 영향을 받지 않지만 20~30대들은 날씨가 좋으면 나들이를 나서는 경우가 많아 그만큼 투표율이 떨어진다는 얘기다.

단순히 수치만 놓고 보면 과거 총선 결과에서 이같은 속설이 들어맞는 예가 꽤 있다.

전반적으로 투표율이 떨어졌던 지난 1996년 15대 총선의 경우 투표날 비가 왔던 14대 총선에 비해 20~30대의 투표율은 크게 하락한 반면 50~60대의 투표율은 감소세가 미미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연령대별 투표율에 따르면 20대 전반과 후반의 투표율은 각각 44.8%, 43.8%로 14대 총선과 비교해 11.8%포인트, 13.3%포인트나 줄었다. 30대 역시 전반은 57.7%, 후반은 68%로 10.8%포인트, 7.7%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50대와 60대 이상 투표율은 81.3%, 74.4%로 3%포인트, 3.8%포인트씩 줄어드는데 그쳤다.

16대 총선 역시 마찬가지다. 선거일 당일인 2000년 4월13일 일부 지역에 옅은 안개가 꼈지만 전반적으로 날씨가 맑았고 서울의 평균 기온도 13.3도로 주중 가장 포근했다.

당시 20대 전반의 투표율은 39.9%, 후반의 투표율은 34.2%에 그쳤다. 15대 총선보다도 4.9%포인트, 9.6%포인트씩 줄어든 것이다. 30대 역시 전반이 45.1%, 후반이 56.5%로 약 11%포인트 이상 감소했다.

하지만 50대의 투표율은 77.6%로 3.7%포인트 줄어드는데 그쳤고 60대 이상 투표율은 75.2%로 오히려 0.8%포인트 올랐다.

이같은 속설이 맞다면 이번 선거일처럼 궂은 날씨에서는 20~30대 유권자의 발길이 투표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맑은 날씨 때보다 다소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에게는 호재가, 새누리당에게는 악재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비가 오면 민주당에 유리하다'는 관측에 대해 한마디로 "근거 없는 소리"라고 일축한다.

당 관계자는 "이번 총선처럼 중요한 선거에 날씨 때문에 변수가 생기겠느냐"며 "어차피 투표를 할 사람은 하고 하지 않을 사람은 안 하기 때문에 날씨에 일희일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투표율과 날씨의 상관관계에 대해서는 고개를 갸우뚱한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은 "과거처럼 투표소가 거주지와 멀리 떨어져 있던 때에는 당일 기상과 투표율이 어느 정도 관련이 있었겠지만 최근 투표소가 근거리에 많이 설치되면서 날씨와 투표율의 상관관계는 거의 사라졌다"고 말했다.

정치 컨설턴트인 김대진 조원씨앤아이 대표도 "날씨보다는 선거에 대한 관심도가 어느 정도냐를 따져야 한다"며 "날씨와 투표율과의 관계는 선거에 대한 주목도가 높으면 전혀 먹히지 않는다"고 정리했다.

실제 18대 총선은 전국적으로 비가 온 탓에 투표율이 크게 떨어진 가운데서도 젊은층의 투표율 감소가 더 두드러졌다.

20~30대의 투표율은 13~20%포인트 가량 줄어든 반면 50~60대 이상 투표율 감소치는 6~14%포인트 수준에 그쳤다. 궂은 날씨보다도 젊은 유권자층의 투표에 대한 무관심이 더 컸던 셈이다.

또 17대 총선은 투표날 서울 평균 기온이 15도에 달할 정도로 예년보다 맑고 화창했는데도 20~30대 유권자들의 투표율은 약 3~9%포인트 가량 증가한 반면 50~60대 이상 투표율은 약 3~4%포인트 떨어졌다.

이른바 '차떼기 사건'이라 불리는 당시 한나라당의 불법 대선자금 수수와 헌정 사상 최초의 대통령 탄핵으로 정치에 대한 관심도가 그 어느 때보다 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 대표는 "이번 총선은 정권 심판론이 강하고 민간인 불법사찰 같은 큰 이슈가 걸려 있기 때문에 날씨변수는 크지 않다"며 "특히 SNS 발달로 어디서나 실시간 투표율 확인이 가능해진 만큼 젊은 유권자들에게는 날씨보다 소통의 변수가 더 커진 셈"이라고 분석했다.

ephite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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