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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 나간' 서울시 "전쟁 시나리오 모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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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 나간' 서울시 "전쟁 시나리오 모집합니다"

"평화교육 해도 모자랄 판에 대결 의식 고취 행사"

천안함 사태 이후 악화된 남북 관계로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서울시가 시민과 학생을 상대로 한 '현대전(戰) 시나리오 공모'에 나서 17일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시는 한국전쟁 60주년과 6월 '호국 보훈의 달'을 맞아 진행하는 의례적인 행사라고 주장하지만, 최근 남북 관계가 대결 양상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전시 상황'을 가정한 이런 공모전이 국민의 불안감과 남북 간 대결 의식을 조장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서울시는 전국의 초·중·고등학교 학생과 시민, 공무원을 대상으로 '현대전에서 발생 가능한 상황 시나리오 공모'를 진행 중이다. 마감은 오는 30일이다. 서울시는 매년 공무원을 상대로 이런 내용의 공모를 진행해 왔지만, 학생과 시민까지 대상에 포함시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시

공모는 자유 형식이며, 서울시는 창의성·실현 가능성·기대 효과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심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응모작 가운데 최우수상 1명, 우수상 2명, 장려상 3명을 선발해 서울시장상을 주기로 했다.

"적의 입장에서 어떻게 공격할까"

또한, 응모작 중 창의성과 실현 가능성이 높은 우수작은 향후 을지연습에서 활용될 예정이다. 서울시가 응모 양식에서 '예시'로 안내한 내용을 보면, "9·11 테러 사건에서 보듯이, 수도 서울은 인구가 밀집되고 산업이 집중된 곳으로, 만약 적이 공격한다면 엄청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곳"이라며 "따라서 이에 대비하기 위해 적의 입장에서 어떻게 공격할 것인지를 서술하라"고 되어 있다.

서울시는 14일 누리집에 공개한 공모 안내문에서 "시민, 청소년 및 공직자의 안보 의식 제고를 위해 현대전에서 발생 가능한 시나리오를 모집해 급변하는 안보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향후 을지연습에 활용해 훈련의 내실화를 기하고자 공모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천안함 사태 이후 가뜩이나 남북 관계가 악화된 상황에서, 공무원뿐 아니라 학생과 시민까지 대상을 확대해 '전시 상황'을 가정하는 내용의 공모가 적절한 것인지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시는 '현대전'과 '테러 위험'에 대처한다고 하지만, 최근 남북 관계를 고려할 때 남북 간 대결 의식과 전쟁 불안감을 조성하는 '반공 교육'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의 유영재 사무처장은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평화와 화해, 통일을 위한 교육을 해도 모자랄 판에, 학생들에게까지 '안보 의식'이 아닌 '남북 대결 의식'을 고취시키려고 하는 시대착오적 행태"라며 "지난 지방선거에서 이명박 정부의 '북풍몰이'가 그토록 처참한 실패로 끝난 마당에, 아직도 서울시가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게다가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대응이 필요한 전시 시나리오를 일반 시민과 학생들에게 상상해보라는 것도 주객이 전도된 것이라는 비판도 가능하다. 서울시가 제시한 예시문에는 "적의 입장에서 어떻게 공격할 것인지 서술하라"고 했고, 심사 기준에는 '창의성'이 들어가 있다.

반면, 서울시 민방위담당 관계자는 "6월 호국 보훈의 달을 맞아 시민의 안보 의식을 제고하려는 취지일 뿐, 낡은 반공 교육이 아니다"라며 "공무원에서 일반 시민과 학생으로 대상을 확대시킨 것은 이들의 다양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폭넓게 수용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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