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의 반격 "힘들다고 '성공' 비난 말라"

2011. 10. 13. 18:3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인사이드 Story - "우린 99%"에 맞서는 보수층미국은 기회의 나라…성공·실패는 너의 몫"자립심 일깨우자" 사이트 만들어 勢확장

"우리는 99%다"를 외치는 미국 월스트리트 시위대에 맞서 '53%의 힘'을 보여주자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나타났다. '53%'는 미국에서 연방 세금을 내는 사람을 뜻한다.

13일 '우리는 53%다'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건 사람들이 온라인 사이트(the53.tumblr.com)를 개설했다. 이 사이트는 자신의 주장을 담은 쪽지를 들고 사진을 찍어 공개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99% 측과 달리 속칭 '인증샷'으로 자신의 신분을 드러내는 것이 특징이다.

'나는 53%다'라는 구호는 미국 국민의 53%만이 연방 소득세를 내고 있다는 한 조세연구단체의 보고서에서 따온 것이다.

사이트는 정치블로그를 운영하는 에릭 에릭슨이 열었다. 텍사스공공정책재단의 대변인을 맡고 있는 조시 트레비노와 다큐멘터리 영화감독 마이크 윌슨도 가세했다. 정치 평론가인 트레비노는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연설문 작성을 담당했었고,윌슨은 '마이클 무어는 미국을 증오한다'는 다큐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무어는 진보 성향의 영화감독이다.

에릭슨은 게시물에서 "나는 세 가지 일을 하고 팔리지도 않는 집에 살고 있다. 가족 보험료도 터무니없이 비싸다. 하지만 나는 월가를 비난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53% 사이트에는 다양한 의견이 올라왔다. 퇴역 해병이라고 소개한 블로거는 "내 운명의 책임은 내가 진다. 내가 성공하든 실패하든 그건 전적으로 나의 문제"라고 썼다. "미국은 기회의 나라이지 보장(개런티)의 나라는 아니다"는 주장도 있다.

한 청년은 "나는 시급 5달러도 안되는 일을 한다. 새 차를 살 여유가 없어서 중고차를 타고 다닌다. 하지만 내 상황이 이렇다고 해서 성공한 다른 사람을 비난하지는 않는다"고 올렸다.

히스패닉계의 한 소녀는 "쿠바에서 태어난 할아버지는 1947년에 미국으로 와 60년 동안 가족을 위해 일했다. 이민자 출신이지만 할아버지는 내가 아는 어떤 미국인보다 더 미국인다웠다. 그는 나에게 자립심을 갖고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라고 가르쳤다"고 소개했다.

53% 측을 대변하고 있는 윌슨은 "99% 측은 '내 인생이 나아지려면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반면 53% 측은 '내 인생이 편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내 인생은 내 것이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트레비노는 "물론 힘들 때도 있다. 미국의 경제상황은 대공황 이후 최악이다. 하지만 여기는 미국이다. 열심히 일하는 것과 자립심이라는 가치가 존재한다. 사태가 감정적으로 흐르면 반대 움직임이 생기게 마련"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53% 측 주장에 대한 비판도 제기된다. 워싱턴포스트의 블로거인 수지킴은 "세금에 대해 강하게 반발해오던 보수주의자들이 갑자기 세금을 내는 것에 대해 지지하는 것은 역설적"이라고 지적했다. "47%가 세금을 안 내는 것은 너무 가난하기 때문이며 보수주의자들이 억압한 결과"라는 반론도 일부 사이트에서 제기됐다.

한편 로이터 · 입소스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82%는 월가 시위를 알고 있으며,이 중 38%는 시위대에 호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반면 24%는 비판적 태도를 취했고 35%는 의견을 정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

▶ 월가 시위처럼 "15일 여의도 점령" 한다지만…

▶ [김정호 칼럼] 짝퉁 월가 시위 할건가

▶ [글로벌 뷰] 유럽판 '잃어버린 10년'?

▶ "5~10년내 사람의 감정까지 알아차리는 스마트폰 나올 것"

▶ "고용은 성장의 파생물…기업들의 '야성적 충동' 살려줘야"

< 성공을 부르는 습관 >ⓒ 한국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온라인신문협회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

Copyright © 한국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