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정운찬 국무총리, 원세훈 국가정보원장, 정정길 대통령 비서실장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남자들 술자리에서 이야기꽃을 피우면 밤을 새울 수도 있는 ‘군대 얘기’에 동참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유는 모두 병역을 면제 받았기 때문이다.

군대를 다녀오지 않은 대통령과 국무총리, 대통령 비서실장에 국가 안보의 한 축인 국가정보원 수장도 병역면제자로 채워졌으니 내무반 생활에 대한 경험이나 새벽녘 경계근무에 나선 경험을 입에 침이 마르도록 얘기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 이명박 대통령. ⓒ사진출처-청와대  
 
9일 국회 국방위원회 병무청 국정감사에서는 흥미로운 자료가 나왔다. 민주당 안규백 의원이 ‘4급 이상 정부 고위 공직자 병역의무 이행 현황’을 살펴본 결과, 군대 현역 복무율이 가장 낮은 기관은 MB 정부 청와대 비서실인 것으로 드러났다.

청와대 비서실은 현역으로 다녀온 이들이 2명에 1명 정도인 56%에 머물렀다. 일반인의 지난해 현역 판정 비율은 89.4%에 달했다. 청와대 비서실 인사들의 직계비속(아들 손자 등) 현역복무율도 74.3%로 한국은행을 제외하면 정부기관 가운데 꼴찌를 차지했다.

흥미로운 대목은 청와대 경호실은 현역복무 비율이 100%로 나타났다는 점이다. 안규백 의원은 “대통령 비서실 현역 비율이 가장 낮은 것은 정운찬 총리 등의 병역 비리 의혹 등과 더불어 국민에게 또 다시 상대적 박탈감을 주는 것”이라며 “현역 복무 비율이 가장 낮은 대통령 비서실이 현역 복무비율이 가장 높은 대통령 경호실을 통제하는 현실이 바로 한국 사회의 현 주소”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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