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지역감정'을 말하는 자들은 누구인가? (2)
- DJ의 식언(食言)과 지역감정 문제의 본질
넘버쓰리 하민혁, haawoo@minjoo.com  
DJ는 지역감정 해소를 위해 노력했는가?


그러나 사실 중요한 것은 거기에 있지 않다. 극에 달해 있는 것으로 보이는 지금의 지역감정 문제는 강준만의 말대로 얼마든지 과도기적 현상으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거기에는 반드시 전제되어야 할 조건이 있다. 강준만의 그 전라도 대통령이 그가 역설한 지역감정 해소를 위해 얼마나 최선을 다했는가 하는 점이다.

나는 전라도 대통령이 지역감정 해소에 일조할 것이라는 주장 일반에 동의한 사람 가운데 하나다. 그러므로 지역감정과 관련한 강준만의 주장이 틀렸다고 말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사실 그럴 수 있는 처지도 아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도 그런 주장을 등에 업고 당선된 전라도 대통령 DJ가 그 지역감정 해소를 위해 과연 얼만큼의 노력을 기울였는가 하는 점은 이 시점에서 분명히 따져 묻고 가야 한다.

결론적으로 말한다면, 그 점에서 DJ는 비판 받아 마땅하다. 대통령이 된 DJ는 지역감정 문제를 철저히 외면했다. 그것은 당연히 지역감정 악화로 이어졌다. 이것이 내가 강준만과 생각을 달리 하는 부분이며 강준만이 사기를 치고 있다고 여기는 부분이다.

강준만은 지금의 지역감정 문제를 다만 '과도기적'일 뿐이라거나 혹은 '승화'된 행태로 보고 있다. 그러나 강준만의 진단과는 달리 지금 지역간 갈등 양상은 그런 표현으로는 다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극에 달해 있다. 그리고 나는 그 정점에 대통령 DJ가 있다는 생각이다. 어찌 강준만의 주장에 동의할 수 있을 것인가? 나로서는 강준만이 DJ에게 보내고 있는 신뢰가 오히려 의아하기만 할 지경이다.


DJ와 ‘지역감정’


내가 DJ를 지역간 갈등의 정점에 두고 그에게 그 책임을 묻는 이유는 간단하다. 지역감정 해소의 실패 혹은 지역 갈등의 심화가 바로 DJ로부터 비롯되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글에서) 유시민이 적절히 지적하고 있듯이, ‘전라도 죽이기’를 행하는 지역감정의 이면에는 전라도인에 대한 잘못된 인식, 곧 '전라도 혐오증'이 뿌리 깊이 박혀 있다. 그리고 그 혐오증을 부추기는 가장 일차적인 기제는 단연 ‘전라도 사람은 거짓말쟁이’라는 '소문'이다. ‘처음에는 잘하지만 나중에는 꼭 배신을 한다’는 '전라도 사람은 배신자' 이야기도 거의 같은 맥락에서 유포되고 있는 '소문'이다.

DJ는 대통령이 되기 이전부터 이른바 ‘말 바꾸기’에 능하다는 비판을 자주 받아온 인물이다
("나는 평생 거짓말 한번도 안했다. 약속을 어긴 것이지 거짓말을 한 것은 아니다." 1997.10.8. <한국논단> 토론회에서 말한 이 말도 대표적인 거짓말 사례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물론 이 부분에 대해서는 DJ를 옹호하는 쪽에서도 할 말이 없지 않을 것이다. 아니 할 말이 너무 많아 말문이 막힐 지경이라고 봐야 할지도 모른다(강준만의 <김대중 죽이기>는 이에 대한 하나의 좋은 참고자료라 하겠다).

이를테면, 김대중에 대한 그와 같은 평가는 사실에 값 하는 것이라기보다는 수구 꼴통 기득권 세력과 수구 꼴통 언론이 ‘김대중 죽이기’를 위해 만들어놓은 순전한 허상이라는 등의 반론이 가능하다. 그러나 DJ를 옹호하는 사람들의 주장이 모두 맞는다고 할지라도 아직 내가 할 이야기는 남았다.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내 이야기는 바로 거기서부터 출발한다. 불순세력의 ‘DJ 죽이기’가 존재했다는 것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인 다음에 비로소 시작되는 이야기다.

세간에서 이야기하는 편중 인사 등은 논외로 치더라도 DJ는 대통령이 되기 전후에 자신의 입으로 밝힌 중대한 대국민 약속 하나를 스스로 저버렸다. 자기 자신이 국민 앞에서 몇 번이나 강조해 마지않은 ‘내각제 약속’의 파기가 그것이다. DJ의 내각제 약속 파기는 그러나 단순히 약속을 이행하지 않았다는 사실만을 의미하는 게 아니다.

그것은 무엇보다도 '김대중은 거짓말쟁이'라는 사실을 확인해준 것이고, '전라도 사람은 거짓말쟁이'라는 사실에 근거를 제공해준 일이었다. 처음에는 잘하지만 나중에는 결국 배신을 '쌔리고' 만다는 '배신자론'에 대한 확인이기도 하였다. 지금까지 단지 소문으로만 나돌던 '전라도 혐오증'을 DJ는 가장 확실한 방식으로 온 국민에게 직접 보여준 셈이었던 것이다.


DJ의 식언(食言)과 지역감정


나는 DJ가 지역감정 해소에 많은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 믿은 ‘DJ맨’ 가운데 하나였다. 그것은 사실 충분히 실현 가능한 일이었다. 그가 적어도 자신이 약속한 내각제 개헌 약속 시점에서 그 약속만 제대로 지켰더라면 이른바 ‘망국병’이라 불리는 지역감정 해소에 그지없이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일이었다.

사실 당시는 DJ가 결단을 내려도 좋을 여러 가지 충분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인기도 그만 하면 되었고 무엇보다도 IMF의 구제금융 체제를 벗어나고 있던 상황에서 DJ에 대한 국민의 지지도는 비교적 탄탄한 시점이었다. 경우에 따라서는 그가 대국민 약속을 지키기 위해 내각제 추진을 천명했다 해도 오히려 국민들 쪽에서 DJ에게 남은 임기를 맡아달라는 부탁을 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DJ는 결국 그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이런저런 핑계로 내각제 개헌에 대해 천명하는 것을 미루더니 그 어떤 분명한 변 하나도 없는 채로 자신이 약속한 시한을 슬그머니 넘기고 말았다. 그리고 그걸로 끝이었다.

그때 DJ의 행태를 보면서 내게 든 생각은 “권력이라는 게 저렇게 좋은 모양이구나!” 하는 것이었다. 그 '단맛'이 대체 얼마나 크기에 자신을 대통령으로 뽑아준 국민의 기대와 전라도 사람의 '멍에(명예가 아니다)'를 저렇듯 무참히 저버리고 ‘꿀 먹은 벙어리’가 될 수 있다는 말인가?
(꿀먹은 벙어리이기는 언론도 마찬가지였다. <제이비에스>를 빼고 어느 곳에서도 이것을 문제로 삼은 언론은 없었다.)

그 이후 나는 DJ에게서 더 이상 바라는 바가 사라져 버렸다.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DJ맨'이던 나의 경우다. 다른 경우는 어땠을까?

’DJ맨'이던 내 경우가 그랬다면 다른 경우, 다시 말해 만일 ‘반DJ맨’이라면 어땠을까? 수구 기득권 세력들, 이른바 ‘꼴통들’이라면 어땠을까? 강준만이 말한 ‘김대중 죽이기’의 각본을 쓴 사람들이나 주연을 맡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어땠을까? 그들은 나와는 다르지 않았을까? 그들 가운데 절대 다수는 어쩌면 “역시 그러면 그렇지!”를 외치면서 쾌재를 부르지 않았을까? 아마 십중팔구는 그랬을 것이다.

DJ를 옹호하거나 강준만을 추종하는 사람들은 당연히 이같은 주장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반론을 제기하고 싶어 할 것이다.

그게 바로 수구 꼴통들의 한계인 것이라고. 김대중의 선택을 그런 식으로 연계하는 건 잘못된 것이라고. 잘못이 있다면 그건 애초에 잘못된 틀을 만들어 그것을 이용한 꼴통들에게 있고 그러므로 잘못은 먼저 그 수구 꼴통들에게 물어야 하는 것이라고. 원인을 제공한 꼴통들은 놔두고 그걸 왜 애꿎은 DJ에게 뒤집어씌우느냐고, 왜 DJ를 자꾸 희생양으로 삼으려 하는 거냐고, 발끈하여 반론을 제기하려 들 것이다.

가능한 일이다. 일차적인 잘못은 분명 지역감정이라는 장치를 만들고 그것을 이용한 쪽에 있으며 그러므로 그 장치 속에서 DJ를 판단한다는 건 확실히 잘못된 것이다. 그러나 다시 한번 보자. 지금 여기서 다루고 있는 문제의 본질이 무엇인가?

지금 나는 지역감정의 원인이 어디에 있는가를 따지고 있는 게 아니다. 이에 대해서는 다른 자리를 빌어 이야기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그 원인이 어디에 있건 지역감정은 이미 엄연한 하나의 현상으로 우리 사회에 존재하고 있다. 그런 사정은 강준만 조차도 “이제 와서 그런 잘못된 생각을 바꾸게 하는 게 가능할 것 같지는 않다”고 적고 있지를 않던가? 여기서 내가 말하고 싶은 건 엄연히 실재하고 있는 그 지역감정을 약간이라도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가 DJ에게 주어졌지만 그 기회를 그가 저버렸다는 사실이며, 그것으로 인해 지역간 갈등의 골이 더 깊어져 있다는 점이다.


‘지역감정’문제의 본질

지역감정의 뿌리는 호남 차별 혹은 호남 소외에 있다. 이것이 사라지지 않는 한 지역감정 문제의 근본적인 극복은 힘들다. 하지만 그것은 무척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어느 한 순간 일시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또한 그건 비단 우리나라에만 나타나는 문제도 아니다. 지역감정 문제는 세계 어느 곳에서나 볼 수 있는 현상이다. 그러나 오늘 우리 사회에서 특히 지역감정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그것이 다른 나라의 문제와는 그 양상이 많이 다르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가 직면해 있는 문제는 세계 여느 나라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지역감정이 아니다. 특정 지역에 대한 차별과 비하가 다른 나라의 그것과는 달리 우리의 일상을 통해 광범위하고 공공연하게 그리고 아주 노골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점에서 전혀 그 유를 달리 하는 것이다.

단일 민족이라고는 하지만 오랜 기간 각기 다른 지배 구조와 문화권에서 살아야 했던 이질감이 없지 않았던 데다가, 현대 산업사회로 접어들면서는 바로 그 점을 이용하여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다지고자 한 세력이 없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잠재되어 있는 지역감정을 불러 일으켜 조장하고 그것을 확대 재생산해온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다행스럽게도 사회가 민주화의 길로 접어들고 시민의식이 성숙해짐에 따라 지역감정이 갖는 폐해에 대한 각성의 소리가 높아갔고 지역감정 해소를 위한 여러 가지 노력이 경주되기도 했다. 그러나 그럼에도 여전히 해결의 실마리는 잡히지 않았다. 특정 지역 사람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과 특정 지역 사람 왕따 시키기 경향이 현대로 올수록 더욱 기승을 부린 때문이었다. 유시민이 말한 이른바 '전라도 사람 혐오증'이 그것이었다.

다른 여러 가지 요인, 이를테면 갑작스럽게 닥친 국가 경제 위기 상황과 국민의 정권 교체 욕구, 그리고 자민련과의 공조 등과 같은 많은 요인이 있기도 했겠지만, 지난 97년 대선에서 DJ가 대통령으로 당선될 수 있었던 데는 이러한 지역감정 문제 또한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 다시 말해 전라도 정권인 DJ 정권을 통해 망국적인 지역감정이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기를 국민들은 바라고 있었다.

실제로 DJ가 대통령으로 당선된 이후 당시 어려움을 겪고 있던 경제 위기 극복에 대한 바람도 컸지만 그보다 더 기본적으로는 DJ의 전라도 정권을 통해 이제는 지역감정 문제가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기를 기대해마지 않았다.

지역감정 해소의 관건은 전라도 정권이 한번쯤 들어서야 가능하다는 인식이 대다수 국민에게 있었고, 그런 의미에서 지역차별의 최대 피해자라 일컬어지고 있던 DJ의 대통령 당선은 그런 희망을 한껏 갖게 했던 것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DJ는 그런 기대를 저버렸다. 자신의 입으로 몇 번이나 강조해마지 않은 대국민 약속을 스스로 어기고 말았다. 그리고 그것은 이전보다 더한 지역간 갈등과 불신의 팽배로 이어졌다.

DJ가 어긴 대국민 약속은, 그의 식언은 결코 DJ 개인이 어긴 약속이 아니었고 DJ 개인의 식언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것은 전라도 대통령의 식언이었고 나아가 전라도 사람의 식언이었다. 설사 DJ 자신이 그것을 두고 아무리 개인적인 차원의 문제라 해도 적어도 국민에게 그것은 개인 차원의 식언으로 받아들여질 수 없는 것이었다.


DJ의 ‘대국민 약속 파기’가 갖는 의미


DJ의 대국민 약속 파기가 갖는 본질적인 의미는 바로 여기에 있다. DJ는 결코 한 개인이 아니었다. 이전에도 그랬지만 특히 대통령 DJ는 전라도인을 평가하는 하나의 시금석이었다. 당연히 그가 한 식언은 곧 전라도인 일반의 식언이 되고 말았다. 그리고 그것은 바로 ‘전라도 사람은 야비한 거짓말쟁이’라는 사실의 확인에 다름 아니었다. 그 결과가 바로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바와 같은 이전보다 더 깊어지고 악화된 극한 지역간 갈등의 양상이다.

그러므로 이를 두고 어찌 '꼴통들'만을 탓할 수 있을 것인가?

설사 일차적인 원인제공을 한 것이 '꼴통들'이라 할지라도 그것을 해소할 수 있는 기회를 저버린, 그래서 잘못된 확신만을 더하게 심어주고 그 결과 더한 지역감정의 또 다른 원인을 제공한 DJ에게 어찌 책임이 없을 수 있단 말인가? 그것을 어찌 “거치지 않을 수 없는 과도기적 현상”으로 해석하거나 “중요한 건 DJ의 집권으로 다음 대선에선 호남의 지역주의가 보다 바람직한 방향으로 승화(昇華)될 수 있는 전기를 맞게 되었다‘는 식으로 호도할 수 있겠더란 말인가? 이것이 '국민 사기극'이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강준만의 ‘사기극’과 진보세력의 ‘정의독점’

강준만은 국민에게 사기극에서 깨어나라 외치고 있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정작 사기극의 미혹에서 깨어나야 할 사람은 바로 강준만 자신이다. 그에게는 지금 우리가 직면해 있는 극한 지역갈등이 모두 수구 기득권 세력의 준동으로만 보이고 그 중심에 있는 DJ의 "거짓말"과 그게 갖는 의미는 보이지 않는 것 같기에 하는 말이다.

그는 지금 누구처럼 DJ의 약속 파기는 "거짓말"이 아니라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인가? 그게 아니라면 대체 어떻게 모든 국민이 언론의 "사기극"에 동참하여 놀아나는 꼭두각시로만 보인다는 말인가?

나는 강준만의 이런 단정이 가능한 배경은 소위 진보 세력 일반이 갖고 있는 '정의 독점' 현상에 있다는 생각이다. 이른바 진보(개혁)는 선이고 보수(수구)는 악이며, 자신들은 진보와 개혁을 표방하고 있으므로 무슨 말을 해도 정당하다는 논리가 그것이다. 실제로 지금 우리 사회는 이런 경향성이 춤을 추고 있는 형국이다. 당장 지금의 언론 상황만 보더라도 그렇다.

여러 차례에 걸쳐 지적한 바 있듯이 <한겨레신문>의 독선과 아집, 그리고 mbc의 편향적 보도 자세 등은 이미 위험수위를 넘은 지 오래다. 하지만 누구도 거기에 이의를 달지 않는다. 그들 또한 다른 누구의 지적에도 귀를 기울일 이유가 없다. 자신들은 개혁 세력이고 그러므로 그들이 하는 말이 곧 ‘정의’인 때문이다.

아마도 이들은 자신들이 ‘독재정권’으로 지칭하고 있는 5공 정권의 당명이 ‘민주정의당’이었음을 까맣게 잊고 있는 모양이다. 그걸 아는 사람들이 이런 ‘정의 놀음’에 빠져 있을 리는 없지 않겠는가?

강준만은 자주 스스로가 제삼자적 관점에서 공정한 입장을 취하고 있음을 강변한다. 그러나 아니다. 내가 보기에는 강준만 또한 저 '정의 독점'이라는 이데올로기에 깊이 사로잡혀 있는 사람이다.

강준만은 분명하고도 극한 편 가르기에 빠져 있다. 개혁은 선이고 보수는 악이라는 식의 극단적인 이분법에 함몰되어 때로는 엄연한 사실마저도 자신의 배타적인 논리로 견강부회하고 있다. 그리고 이것은 <노무현과 국민사기극>이라는 그의 책 전반에 나타나는 경향이다. 이 책에서 다뤄지는 지역감정 문제 하나만 보더라도 그가 얼마나 독한 편 가르기에 함몰되어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강준만의 주장대로, 지금 악화된 것처럼 보이는 지역감정이 실은 과도기적 현상에 지나지 않는 것일 수도 있다
(이건 강준만의 주장에 내가 동의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앞서 말했듯이, 내 생각은 분명히 다르다.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내 생각일 뿐, 강준만의 생각은 또 얼마든지 다를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지역감정 문제를 다루면서 DJ가 지역감정 문제의 악화에 미친 영향력을 그렇게 철저히 배제한 채, 모든 것을 수구 기득권 언론 탓으로 돌릴 수는 없는 일이다. 하나는 반드시 옳고 다른 하나는 반드시 그르다는 극단적인 편 가르기에 사로잡혀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말이다.

내가 강준만의 '국민사기극' 논리에 동의할 수 없는 이유다. (계속)

 
<2002-12-21 오전 7:2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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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쓸쓸한 김대중 전 대통령 빈소

    Tracked from 알아도 되고 몰라도 되는 2009/08/22 16:56 Löschung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서거하였다는 소식을 어제 저녁먹으면서 알게 되었다. 어찌되었건 뉴스거리가 또 하나 생긴 셈인데,노 전대통령 때와 마찬가지로 TV에서는 검은 옷을 입은 아나운서들이연이어 관련 소식을 전하고 있다. 그런데 노 전대통령 때와는 다르게 사실은 빈소에 조문객이 별로 없다고 한다. http://twitter.com/lifepolit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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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login 2009/08/21 16:27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저.. 세계에 지역감정으로 정치판이 개 거지 꼴이 되는 나라가 어디있나요? 있으면 말좀..

    • 우빨척결 2009/08/22 18:48  편집/삭제  댓글 주소

      정치판은 아니지만 미국조차 남부에서 오바마 흑인이라고 당선당시 격분했던 꼴통들이 많지요. 이탈리아는 아예 나라를 분리하자고 싸우기도 합니다.

    • 하민혁 2009/08/22 19:08  편집/삭제  댓글 주소

      저 위에서 그 얘기 이미 하고 있는데요. "지금 우리가 직면해 있는 문제는 세계 여느 나라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지역감정이 아니다. 특정 지역에 대한 차별과 비하가 다른 나라의 그것과는 달리 우리의 일상을 통해 광범위하고 공공연하게 그리고 아주 노골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점에서 전혀 그 유를 달리 하는 것이다." 구요.

    • 우빨척결 2009/08/22 19:15  편집/삭제  댓글 주소

      아 전라도와 경상도도 나라를 분리하자고 싸우는가 보군요! 새로운 소식 감사합니다. :P

  4. 우빨척결 2009/08/22 15:37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조중동문, KBS의 조작 및 독선과 아집, 편향적 보도 자세는 문제 삼지 않으면서 한겨레와 MBC는 마녀사냥. 이중잣대 얍! 게다가 그 광우병 위험 설레발조차 한나라당 위원님들 말씀을 인용한거였지.

    "저희는 호주산 쇠고기만 사용합니다." -조선일보 구내식당-

  5. 별가 2009/08/22 16:55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죽으면 모두 잘 했다고 하는 듯 언론 플레이에 능숙한 방송국. 그리고 TV보고 금방 흥분했다가 또 언제그랬냐는듯 금방 잃어 버리는 국민들. 김대중씨 서거 다음날 수요일 TV를 보는데 MBC에서 무릎팍 도사 하는 시간에 하는 SBS 뉴스추적에서,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납북자들 이야기가 나오더군요. 물론 DJ서거를 전혀 염두하지 않은것이겠지요.. 그 프로를 보면서 답답함과 분노를 느꼈는데 채널을 돌려 MBC를 보니 연예인들 나와서 잡담하고 있길래 깔깔대며 TV를 열심히 보고 잤습니다. -_- 다음날 김대중 대통령 서거 어쩌구 나오면서 북한 조문단 어쩌구 저쩌구...

    추모를 하면 어떻고 안하면 어떻냐고요. 이놈의 언론들은 무슨 사람을 바보로 아는것 같아요. 저는 그래서 TV에서 하는말 따위는 믿지 않습니다.

    • 우빨척결 2009/08/22 18:54  편집/삭제  댓글 주소

      장례식에서 잘한점만 추켜세우는 것은 비단 방송국이 아니라 전세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잃어가 아니라 잊어구요. TV는 조문하는 분향소가 아닙니다.

    • 하민혁 2009/08/22 19:14  편집/삭제  댓글 주소

      다른 건 다 그렇다 치더라도, 논란의 여지가 있는 것만이라도 팩트에 충실했으면 좋겠어요. 지금 신문 방송 등에서 하는 것 보면 확정되지 않은 사실들을 너무 확정적인 사실로 만들어 전하고 있어요. 이를테면 '트럭 사고로 위장한 DJ 죽이기' 등은 도대체 사실로 밝혀진 적이 없는 일입니다. 게다가 장남의 병도 고문에 의한 것이라는 확증도 없는 상태구요. 무엇보다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조차도 DJ의 민주당 간판을 가리고 선거전에 임했다는 사실이 뭘 의미하는지는 까마득히 망각해버린 듯한 인상입니다. 이래서는 안 되는 건데 말이죠. 추모는 추모고 사실은 사실인데.. 추모 열기 속에서 너무 자주 너무 많이 사실이 왜곡되고 있으니 그게 문제라고 봅니다.

    • 우빨척결 2009/08/22 19:18  편집/삭제  댓글 주소

      다수의 대중이 오바하는 것 사실이긴하나 그동안 독재정권들이 증거를 인멸하는데 열중해왔던 것도 사실이지요.

    • 하민혁 2009/08/22 19:22  편집/삭제  댓글 주소

      물론 그런 점이 없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아직 상대가 모두 생존해 있습니다. 더구나 당사자는 한 국가의 수반까지를 지냈구요 밝히여 할 사실이 있다면 밝히지 못할 이유는 없었다고 봅니다. 넘 지나친 의혹에 대해서는 그래서 때로 그 역도 함 생각해볼 수 있어야 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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