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脫이념 생활정치' 행보 시동
정책연계형 행보재개.."MB형 중도.실용 복귀"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기자 = 이명박 대통령이 25일 동대문구 이문동의 한 골목상가를 찾았다.
이 대통령의 민생현장 방문은 지난달 20일 경기도 안성에서 모내기를 한 데 이어 한달여 만으로, 최근 경제난으로 특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서민 자영업자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챙기려는 취지로 여겨진다.
특히 최근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중도' 개념과 관련, 보수와 진보라는 이념 논쟁을 뛰어넘어 손에 잡히는 `생활정치'를 통해 이른바 `MB다움'으로 복귀하겠다는 메시지가 담겨있다는 게 청와대측 설명이다.
이날 이 대통령이 방문한 곳은 최근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의 진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문동 한국외국어대 인근 골목상가.
이 대통령은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 홍석우 중소기업청장, 윤진식 청와대 경제수석, 박형준 홍보기획관 등과 함께 한 할머니가 운영하는 10㎡ 남짓한 구멍가게와 찹쌀 도넛 가게, 과일 좌판 등에 들러 상인들을 위로했다.
특히 지역상인, 상인 대표자들과 함께 골목식당에서 비빔밥 오찬을 함께 한 뒤 시장경영지원센터, 슈퍼마켓연합회, 전국상인연합회 대표 등으로부터 건의사항을 청취했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슈퍼마켓과 영세상인의 갈등은 정부가 개입하기 전에 상생과 신뢰사회를 지향하는 선진일류국가의 기본 상도 차원에서 풀어야 한다"면서 "민간자율이 우선돼야 하지만 정부도 구체적인 지원정책 외에 사회분위기를 통합적으로 가져가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시장경제라는 원칙을 견지하면서도 서민과 중산층을 끌어안는 이른바 `따뜻한 중도.보수'를 지향하는 정책방향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전날 이 대통령이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회의에서 "기업은 약자보호와 같은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지적한 것과도 맥이 닿아있는 것으로, `비즈니스 프렌들리(Business-friendly.친기업)와 함께 `친(親)서민'을 포괄하겠다는 취지로도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또 영세상인들의 어려움을 지원하기 위해 올 하반기중 소상공인 보증규모를 3조3천억원 확대하는 한편 대형마트와 영세상인간 `사업조정제도'를 검토하도록 관계부처에 지시했다.
한 핵심 참모는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오늘 행사는 이 대통령이 `MB다움'으로 복귀하는 사실상의 첫 행보로 보면 된다"면서 "앞으로는 이벤트성이 아니라 정책으로 바로 연결되는 정책연계형 행보를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이 대통령은 이날 골목상가 방문에서 영세상인들의 의견을 청취한 뒤 관련부처에 SSM의 직영체제 규제 방안 등을 검토하도록 지시한 뒤 다음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구체적인 대책을 내놓는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은 향후 다양한 계층과의 스킨십을 강화하고 이를 정책으로 연결시키는 행보를 선보이게 될 것"이라면서 "이것이 이 대통령이 언급한 `중도.실용'의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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